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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김현식 등 절창의 보컬이 주목받았던 때다. 댄스가수로 봐도 민해경을 비롯해 파워 있는 발성이 바탕이 된 가수가 인기를 끌었다. 김완선 역시 당대 최고의 톱스타였지만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 가창력에 칼 같은 안무 라인이 딱딱 떨어지는 김완선과 달리 흐느적거리며 자유롭게 느낌으로 무대를 소화하는 양준일의 안무는 시대를 앞서도 너무나 앞서간 것이었다). 지금이야 아무렇지 않지만 당시에는 양준일을 향한 편견의 소지가 될 만한 게 너무 많았다. 심지어 가사에 영어가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도 욕을 먹었고,



양준일이 V2였다는 것은 최근에서야 알았다). 최근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아마도 '50대 아이돌'의 대표 명사로 불릴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선보인 그의 춤과 노래는 10대 청소년을 홀릴 만큼 트렌디했고 매력적이었다. 미국에서 알바 일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던 그는 시대를 앞서간 죄로 찬밥신세를 전전했지만,



부여한다. 뒤에 내레이션으로 나오는 부분에서 여성 보컬의 목소리로 '아으 밥맛 떨어져, 왜 그렇게 머리가 기냐, 어쭈 귀걸이까지 했어'라는 가사를 붙여 자기비하에도 나선다. 그리고 이 노래에 대한 평가는 KBS, MBC를 비롯한 기존 방송국과 이제 막 태동한 지 얼마 안 되었던 SBS 간에 간극이 무척이나 컸던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가요톱텐을 비롯한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반말'을 썼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기도 했을 정도다. 앨범의 거의 전곡을 작사·작곡한 그의 음악적 역량과 '한국의 마이클 잭슨'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의 무대 장악력 등은 화제에 오르지 못했다. 그래도 그의 진가가 완전히 묻힌 것은 아니다. 1990년 나온 그의 1집 앨범 '겨울 나그네'는 '리베카'라는





곡이 사랑받으며 당시 인기의 척도였던 가요톱텐 5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려 양준일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1992년 11월 나온 2집 앨범은 '가나다라마바사' 'Dance With Me 아가씨' 등이 인기를 끌었다. 그가 직접 작사·작곡한 '가나다라마바사'란 곡에는 몇 가지 스토리가 있다. 일단 그가 직접 작사를 한 계기가 다소 슬프다. 당시 그에게 작사를 해주겠다는 마땅한 사람이 없어 직접 그가 노랫말을 붙였다는 비화가 있다. 가나다라마바사 너와 나의 암호말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참고로 뉴 잭 스윙이란 장르를 쉽게 이해하려면 이 장르의 대부 격인 이현도의 음악을 생각하면 된다. 마이클 잭슨의 데인저러스(Dangerous)가 전형적인 이 장르의 음악이며 유승준 역시 이 부류다. 최근 들어서는 샤이니 등이 뉴 잭 스윙 음악을 적극적으로 해온 뮤지션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변보다 반 박자만 빨리 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한 박자 이상으로 너무 앞서다가다 보면 아무리 혁신적인 무언가를 선보여도 세상이 그를 몰라준다는 것이다. 양준일의 경우도 딱 그랬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일찍 이민간 그는 정체성이 한국인이라기보다는 미국인에 가까웠다.





저애가 지금) (무슨 얘기 하는 거냐) (나도 몰라) (어머 쟤 리베카 아냐) (뭐 리베카가 누구야) (왜 가수 양준일) (몰라) (아으 밥맛 떨어져) (왜 그렇게 머리가 기냐) (어쭈 귀걸이까지 했어) (와 너무 잘 어울린다) (어 멋있어 뿅가) (야 여잔지 남잔지) (모르겠다) 노래 가사에는 한국에 와서 느꼈던 그의 비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영어 가사가 많다는 지적이 일자 아예 노래를 '세종대왕 맞춤형'으로 '가나다라마바사'라는 이름을 붙였다. '가나다라마바사'라는 뜻이 '사랑한다는 암호'라며 의미도



너만 생각하면 떠오르는 말이 있걸랑 사랑을 한단 말을 하고 있지만 그대와 나만 알아듣는 말 아무도 몰라 가나다라마바사 사랑한단 뜻이야 아침에 전화를 하면 듣고 싶은 암호말 가나다라마바사 보고 싶단 뜻이야 오후 다섯 시면 그대를 만나는 시간 카페에서 만날까 고수부지 걸을까 보자마자 하고 싶은말 너와 나의 암호말 가나다라마바사 행복하단 뜻이야 아무도 모르는 사랑 가나다라마바사 (잠깐 쉿) (가나다라마바사) (야



가수 민해경의 결벽증 민해경의 눈빛 감당하실 수 있습니까? 가수 민해경의 노래들 시대를 너무 앞서가도 문제… 비운의 천재 양준일의 재조명 [신청곡]수니 - 사랑은 세상의 반 '컴백' 양준일의 팬사랑 "감사함 잊지 않고파"[종합] 미친 1991년 잡담: 리베카, Black Or White, 이범희, 민해경 교향곡 (본인이 직접 방송에서 밝힌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결벽증이 아주 심하다... 특히 잠자리에 관해선 더욱 그러하다, 나는 절대 남이 썻던 침구를 사용하지 못한다" "지방으로 행사를 뛰다보면 호텔에서 자야 할때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





한다(일설에는 비자 담당자가 그가 한국에 있다는 게 싫다는 이유로 비자 연장을 해주지 않았다는 얘기가 있다. 사실이라면 어이없는 일이다). 한참 뒤에 한국으로 돌아간 그는 '양준일 버전(Version) 2'란 의미의 'V2'란 예명으로 '판타지'란 노래를 들고 온다. 당시 유행하던 유로 테크노곡으로 사실 양준일의 자유분방한 느낌과는 거리가 있는 곡이었다. 철저히 한국 입맛에 맞추기 위한 곡이라 할 만하다. 한국인 취향에 맞게 몸도 벌크업 하고 짙은 선글라스로 얼굴도 가린 채였다(아마도 한국에서 받은 상처가 떠올랐던 그는 V2가 양준일이라는 걸 감추고 싶었을 것이다. 필자도 V2와 양준일 모두를 알았지만